[파이낸셜뉴스] 중국 연구진이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의 원인을 밝혀냈다. 중국 연구진이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자를 조사한 결과 환자 10명중 6명의 내장에서 알코올을 만들어내는 박테리아 '폐렴막대균(K. pneumonia)'를 발견했다. 연구진은 이 연구 결과를 20일(한국시간) 'Cell Metabolism'지에 발표했으며 비알코올성 지방간의 조기 진단과 치료 방법을 개발하는 데 도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방간의 주된 원인중 하나가 술이다. 지방간을 치료하지 않고 오랫동안 방치할 경우 지방간염, 간경변증, 간암으로 진행할 수 있다. 하지만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은 알코올 이외의 원인으로 간에 지방이 축적되는 것을 말한다. 미국간학회의 2018년 자료에 따르면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자 유병률은 전세계 성인 4명 중 1명이다. 중국 소아연구소의 징 위안 박사는 "박테리아가 그렇게 많은 양의 알코올을 생산할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며 "몸에 과부하가 걸리고 이런 박테리아가 만들어내는 알코올을 분해하지 못할 때 술을 마시지 않아도 지방간질환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징 위안 박사팀은 심각한 간 손상을 입은 환자가 '자가 양조 증후군(ABS)'이라는 희귀한 병을 만났을 때 장 세균과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 사이의 연관성을 발견했다. ABS 환자들은 무알코올과 고설탕 음식을 먹은 후 취하게 된다. 이 질환은 효모 감염과 관련이 있는데, 이것은 내장에 알코올이 생성돼 알코올 중독으로 이어질 수 있다. 위안 박사는 "처음엔 효모 때문이라고 생각했지만 이 환자의 검사 결과는 음성이었다"며 "항염제 역시 효과가 없었기때문에 이 환자의 질병이 다른 것에 의한 것이 아닌가 하고 의심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환자의 대변을 분석함으로써, 환자의 내장에 상당량의 알코올을 생성하는 박테리아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폐렴막대균은 흔한 종류의 장 속의 균이다. 그러나 환자의 내장에서 발견된 균은 건강한 사람에게서 발견되는 균보다 4~6배 더 많은 알코올을 생성할 수 있다. 또한 연구진은 43명의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자와 48명의 건강한 사람들의 장내 미생물질을 표본으로 추출했다. 그들은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자들 중 약 60%가 알코올을 생산하는 폐렴막대균을 가지고 있는 것을 발견했고, 건강한 사람들 중 6%만이 이러한 균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자들은 폐렴막대균이 지방간의 원인이 되는지를 조사하기 위해 무균 쥐에게 3개월 동안 ABS 환자로부터 격리된 고알코올성 폐렴막대균을 먹였다. 이 쥐들은 한달이 지나자 지방간이 생기기 시작했다. 두 달이 지나자 그들의 간에는 흉터가 보였는데, 이것은 장기적인 간 손상이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들 생쥐에서 간질환의 진행은 알코올을 먹인 쥐에 버금가는 것이었다. 연구팀이 폐렴막대균을 죽게 하는 항생제를 실험쥐에게 먹이자 상태가 호전됐다. 징 위안 박사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은 이질적인 질병이며 많은 원인이 있을 수 있다"고 말한다. "우리 연구는 폐렴막대균이 수많은 원인 중 하나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 박테리아는 알코올처럼 간을 손상시키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일부 사람들만이 알코올이 많이 분비되는 폐렴막대균을 내장에 가지고 있는지 그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중국과학원의 공동저자인 디 류 박사는 "이 특정 박테리아가 음식 등을 통해 사람의 몸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매개체가 널리 퍼져 있다고 생각치 않는다"고 말했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의 비율이 훨씬 높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어떤 사람들은 유전적인 요인때문에 다른 사람들보다 폐렴막대균의 성장과 집단서식에 더 적합한 환경을 가지고 있을 수도 있다. 우리는 향후 어떤 요인들이 이런 폐렴막대균에 더 취약하게 만들 수 있는지를 알아내고자 한다." 위안 교수는 이번 발견은 또한 박테리아와 관련된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폐렴막대균은 설탕을 사용해 알코올을 생산하기 때문에, 이 박테리아가 있는 환자들은 간단한 포도당 용액을 마신 후에 혈액 속에 감지할 수 있는 양의 알코올이 검출될 것이다. 위안 교수는 "초기 지방간질환은 되돌릴 수 있다. 빨리 원인을 규명할 수 있다면 간 손상을 치료하고 예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19-09-20 00:19:41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 환자에서 당뇨병을 조기예측할 수 있는 모델이 발견됐다.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 김원호 박사 연구팀은 당뇨 전단계 고위험군에 속하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자에서 당뇨병을 조기에 예측하고 중재할 수 있는 표적 단백질로 '활성전사인자(ATF3)'을 발굴했다고 7일 밝혔다. 이 ATF3 단백질을 질환 발생 모델에서 직접 조절함으로 지방간 및 당뇨병 발생이 개선되는 것도 규명했다.당뇨병은 우리 몸속에서 당을 분해시키는 능력이 떨어져 혈액 속의 당이 높아져 생기는 질병이다. 특히 모든 만성질환 합병증(심뇌혈관질환, 신장질환 등) 발생의 주요 원인질환으로 꼽힌다. 우리나라 당뇨병 환자들의 혈당 조절율은 26.9%에 불과하다. 따라서 당뇨병은 발생 전단계 고위험군에서의 예방관리가 중요하다. 우리나라에서 지방간은 지난 20년간 약 3배 이상 증가했다. 또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 발생률이 서양과 유사한 약 30%에 이른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자는 간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 또는 제2형 당뇨병, 비만, 대사증후군 등을 통한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도가 높음에도 불구하고 효능이 입증된 치료제는 없는 실정이다. 연구팀은 한국인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 임상코호트 시료 및 정보를 분석한 결과, 비알코올성 지방간을 가진 환자에서 당뇨병 관련 생화학적 지표들이 증가를 했다. 당뇨병 발생율도 38.4%로 정상인의 12.4%보다 3배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ATF3 발현이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군에서 높게 나타났다. 이는 지방간 발생 초기단계부터 증가했고 당뇨병 관련 주요 생화학적지표 증가와 일치했다. 이에 연구팀은 정상인, 비만(NAFLD)환자, 당뇨병 환자, 당뇨병성 합병증 환자 등의 혈액 활용가능성 및 효과성을 밝히는 연구를 수행 중에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내분비대사 및 간질환 분야의 세계적 권위지인 '저널 오브 헤파톨로지(Journal of Hepatology, IF=10.590) 인터넷판에 게재됐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2017-04-07 11:14:35광주과학기술원(GIST) 화학과 안진희 교수팀과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의과학대학원 김하일 교수팀이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NAFLD) 치료제 후보 물질을 개발했다. 아직까지 최적의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치료제는 없었으나, 현재 신약 개발 바이오 벤처인 ㈜제이디바이오사이언스를 통해 호주에서 글로벌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29일 연구진에 따르면 새로운 약물은 세로토닌 수용체 단백질(5HT2A)을 억제함으로써 간 내 지방 축적과 간 섬유화를 동시에 억제하는 이중 작용 메커니즘을 갖고 있다. 이 물질을 지방간 동물 및 지방간염 동물 모델에서 실험한 결과, 간 내 지방 축적으로 발생하는 간 지방증과 간 섬유화를 동시에 50~70% 가량 억제했다. 연구진은 이 물질을 혈액·뇌 장벽 투과도가 최소화되도록 최적의 극성과 지질친화도를 갖춘 화합물로 설계했다. 연구진은 "뇌에 영향을 주지 않아 우울증, 자살 충동 등 중추신경계(CNS) 부작용이 적으며, 뇌 이외의 조직에서는 질환 타겟에 대한 억제력이 우수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임상 3상 단계의 경쟁 약물과 효능을 비교해 본 결과, 간 섬유화 개선 효능이 월등히 우수하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 약물은 전임상 시험에 의해 얻은 약리작용 데이터를 토대로 건강한 사람에게서 부작용 및 안전한 약물 용량을 확인하는 단계인 임상 1상 시험을 거쳤다. 건강한 성인 총 88명을 대상으로 평가한 결과, 심각한 부작용은 발생하지 않았으며 안전성도 양호했다. 또 지방간염 소견을 보이는 성인 8명을 대상으로 한 예비 효능 평가는 현재 진행 중이다. 안진희 교수는 "이 신약 후보물질은 안전성이 높으면서 간 지방축적을 억제시키는 예방효과 뿐만 아니라 간 섬유화에 직접적인 치료 효과를 보인다는 강점이 있어 다른 경쟁 약물과는 차별화된다"고 말했다. 김하일 교수는 "현재까지 체중을 조절하는 방법 외에는 치료방법이 없는 이 질환에서 비만하지 않은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는 약은 개발이 시도된 적도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연구진은 새로 개발한 신약 물질을 국제 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지난 20일 발표했다. 앞서 지난 4일부터 3일간 미국 유타에서 개최된 'NASH 치료제 전문 콘퍼런스 2024'에서 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염(MASH) 치료제 후보물질인 'GM-60106'의 임상 연구 결과를 발표해 우수 초록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4-01-29 18:13:06[파이낸셜뉴스] 광주과학기술원(GIST) 화학과 안진희 교수팀과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의과학대학원 김하일 교수팀이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NAFLD) 치료제 후보 물질을 개발했다. 아직까지 최적의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치료제는 없었으나, 현재 신약 개발 바이오 벤처인 ㈜제이디바이오사이언스를 통해 호주에서 글로벌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29일 연구진에 따르면 새로운 약물은 세로토닌 수용체 단백질(5HT2A)을 억제함으로써 간 내 지방 축적과 간 섬유화를 동시에 억제하는 이중 작용 메커니즘을 갖고 있다. 이 물질을 지방간 동물 및 지방간염 동물 모델에서 실험한 결과, 간 내 지방 축적으로 발생하는 간 지방증과 간 섬유화를 동시에 50~70% 가량 억제했다. 연구진은 이 물질을 혈액·뇌 장벽 투과도가 최소화되도록 최적의 극성과 지질친화도를 갖춘 화합물로 설계했다. 연구진은 "뇌에 영향을 주지 않아 우울증, 자살 충동 등 중추신경계(CNS) 부작용이 적으며, 뇌 이외의 조직에서는 질환 타겟에 대한 억제력이 우수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임상 3상 단계의 경쟁 약물과 효능을 비교해 본 결과, 간 섬유화 개선 효능이 월등히 우수하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 약물은 전임상 시험에 의해 얻은 약리작용 데이터를 토대로 건강한 사람에게서 부작용 및 안전한 약물 용량을 확인하는 단계인 임상 1상 시험을 거쳤다. 건강한 성인 총 88명을 대상으로 평가한 결과, 심각한 부작용은 발생하지 않았으며 안전성도 양호했다. 또 지방간염 소견을 보이는 성인 8명을 대상으로 한 예비 효능 평가는 현재 진행 중이다. 안진희 교수는 "이 신약 후보물질은 안전성이 높으면서 간 지방축적을 억제시키는 예방효과 뿐만 아니라 간 섬유화에 직접적인 치료 효과를 보인다는 강점이 있어 다른 경쟁 약물과는 차별화된다"고 말했다. 김하일 교수는 "현재까지 체중을 조절하는 방법 외에는 치료방법이 없는 이 질환에서 비만하지 않은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는 약은 개발이 시도된 적도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연구진은 새로 개발한 신약 물질을 국제 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지난 20일 발표했다. 앞서 지난 4일부터 3일간 미국 유타에서 개최된 'NASH 치료제 전문 콘퍼런스 2024'에서 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염(MASH) 치료제 후보물질인 'GM-60106'의 임상 연구 결과를 발표해 우수 초록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4-01-29 14:58:08[파이낸셜뉴스] 송년회와 회식, 각종 모임이 몰리는 연말연시는 고된 일정과 음주 등으로 간에 피로가 쌓이기 쉽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간 질환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7541명으로, 국내 사망원인 순위 10위를 차지했다. 특히 간 질환은 40~50대 중∙장년층을 위협하는 사망원인 중 하나로, 40대에서는 3위, 30대와 50대에서도 4위로 밝혀진 만큼, 평소 꾸준한 간 건강 관리가 필요하다. 간은 자각하고 관리에 나서면 늦다. 간 내부에는 신경세포가 없어 특별한 자각 증상이 없다. 70% 이상 손상돼도 별다른 증상이 없기 때문에 ‘침묵의 장기’라고 불린다. 때문에 별 증상이 없다가 큰 병으로 발전되기도 하므로, 평소 간 질환 예방을 위한 관리는 반드시 필요하다. 손상 위협 노출된 간, 건강하게 지키려면? 간은 인체의 가장 큰 내장 기관 중 하나로, 다양하고 복잡한 기능을 한다. 인체 신진대사의 중추역할을 하며, 독성물질의 해독, 각종 영양분의 합성 및 저장, 효소의 생산 등의 역할을 하므로 간을 ‘화학 처리 공장’이라고도 표현한다. 간은 체내의 에너지 관리는 물론, 혈액에서 노폐물과 독성물질을 제거하는 해독 기능, 각종 호르몬의 분해와 대사, 담즙 생성으로 지방의 소화를 돕는 등 다양한 역할을 맡는다. 이처럼 우리 몸 안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는 간이 손상되면 우리 몸에 많은 문제가 발생한다. 간 기능이 저하되면 복부 팽창, 혈관 내 출혈, 잦은 피로감, 눈과 피부의 황달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운동 부족과 잦은 회식, 스트레스로 인해 현대인에게 발생하기 쉬운 지방간은 흔한 질환이지만, 반드시 관리해야 할 대표적인 간 질환이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의 경우 비만이나 당뇨병, 대사증후군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만큼 있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일상생활 속에서 간 질환을 예방하려면 스트레스를 줄이고, 균형 잡힌 식단과 적당한 식사량 유지, 규칙적인 운동, 금연과 금주, 적절한 수분 공급을 통한 독소 배출 등 꾸준한 관리가 중요하다. 이 같은 생활 습관 개선과 함께 간 건강에 도움이 되는 성분이 함유된 영양제를 섭취하는 등 적극적인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 예방에 더해 간 대사 활성화 성분 섭취도 효과적 간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간 기능 저하로 인한 피로 완화와 간 대사의 활성화를 돕는 성분을 섭취하는 게 중요하다. 간의 해독을 돕는 대표적인 성분으로는 ‘우르소데옥시콜산(UDCA)’가 있다. UDCA는 담즙산이 장과 간을 거쳐 순환하는 과정에서 생성되는 성분으로, 담즙산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3%에 불과하므로 이 성분이 함유된 약제를 섭취하는 것이 좋다. UDCA는 간 대사의 활성화를 돕고 배설수송체를 증가시켜 체내의 독소 및 간의 노폐물 배출을 도와 체내 디톡스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담즙 분비를 촉진해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활성산소 제거와 항산화물질(GSH)과 효소를 증가시켜 항산화 작용을 통해 간세포를 보호하고 간세포 손상을 개선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오랜 기간 간장약의 대표적인 성분으로 사용되고 있는 UDCA는 최근 코로나19 감염경로 차단과 위암환자의 담석생성 예방, 담도암의 진행 및 전이 억제 등의 효과가 기대된다는 연구들이 발표돼 여러 치료 분야에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UDCA를 주성분으로 하는 대표적인 간 영양제로는 대웅제약의 우루사가 있다. 우루사 임상시험에 따르면 4주간 우루사를 투여한 결과 ALT(간기능검사 항목 중 하나) 수치가 복용 전 대비 평균 7.45 정도 감소했다. 8주간 투여한 결과, 대상환자의 약 80%에서 피로 해소 개선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밝혀졌다. 간은 손상돼도 증상이 잘 나타나지 않아 질환을 초기에 발견하기 어려우므로 꾸준한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특히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지방간에 노출될 위험이 높은 현대인에게 술자리가 많은 연말연시는 간 건강에 위협적인 요소가 많은 만큼 간 건강을 위한 더욱 적극적인 일상 관리가 필요하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2023-12-24 16:21:41[파이낸셜뉴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생명과학과 최장현·박성호 교수팀이 간에 지방이 축적되는 비알콜성 지방간을 치료할 수 있는 실마리를 찾아냈다. 간 속 특정 단백질이 생겨나는 것을 막으면 간이 정상적으로 지방을 분해하면서 소화시킨다는 것을 알아낸 것이다. 이 원리를 이용하면 비만에 의한 비알코올성 지방간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5일 UNIST 연구진에 따르면 갑상선 호르몬 수용체와 관련된 단백질 'Thrap3'이 생겨나는 것을 막으면 비알코올성 지방간을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고 봤다. 실제 실험쥐에 적용해 지방간으로 인해 발생되는 염증성 질환인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단계까지 효과적으로 개선됨을 확인했다. 최장현 교수는 "그동안 비알코올성 지방간의 치료 전략을 구축하고 있는데 많은 한계에 부딪히고 있었다"며 "이번 Thrap3 유전자의 발굴을 통해 효과적인 비알코올성 지방간 치료 방법을 새롭게 제시하게 됐다"고 말했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과도한 지방 축적에 의한 염증반응으로 지방간염, 간경변 등 포괄적 범위의 대사성 질환이다. 현재까지 뚜렷한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아 치료를 위한 다양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연구진은 실험쥐의 간을 관찰한 결과, Thrap3 단백질이 AMPK와 직접 결합했다. Thrap3의 결합이 세포핵 안의 AMPK가 세포질로 이동하는 것을 방해했다. 중성지방을 분해하고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자가소화작용 효과 또한 저해한다. 즉 Thrap3이 증가하면서 간에서 지방을 소화하고 흡수를 돕는데 핵심역할을 하는 '아데노신 일인산 활성화 단백질 인산화효소(AMPK)'의 활성을 억제해 비알코올성 지방간을 악화시킨 것이다. 한편,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를 생명과학분야 저명 학술지인 '실험 및 분자의학'(Experimental and Molecular Medicine)'에 발표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3-09-05 14:54:18[파이낸셜뉴스] 한미그룹의 지주회사 한미사이언스가 연구개발(R&D) 경영을 강화해 10년 뒤 그룹사 매출 5조원 목표를 세웠다. 7일 한미사이언스는 회사의 성장 동력을 △혁신신약 R&D △글로벌 △디지털 헬스케어로 제시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R&D는 '랩스커버리'를 포함한 바이오 신약과 더불어 세포·유전자 치료제 및 메신저리보핵산(mRNA) 기반의 새로운 모달리티(치료법)를 토대로 혁신 동력을 확장할 계획이다. 또 인공지능(AI)와 디지털 빅데이터 기업 인수 추진으로 캐시카우를 만들 예정이다. 또 오는 2030년까지 새로운 신약 모달리티 발굴을 위한 그룹사의 전문 연구 인력을 대폭 확충하고, 매출 대비 15~20%대 R&D 투자 기조를 공고히 할 계획이다. 핵심 자회사인 한미약품의 R&D 역량도 고도화한다. 현재 주력인 '표적항암제'와 플랫폼 기술 '랩스커버리'를 능가하는 새 모달리티 발굴에 나선다. 랩스커버리 기반 바이오신약을 고도화하면서 세포·유전자 치료제와 mRNA 기반 항암백신, 표적 단백질 분해(TPD) 약물 등 분야에 집중 투자한다. 현재 한미약품은 항암제는 물론 대사성 질환, 신경계 질환, 심혈관 질환을 중심으로 다수의 신규 후보물질 발굴에 착수했다. 저분자 TPD 기술 고도화를 위해 2030년 전까지 한미의 독자적인 표적 및 분해제 기반의 항암 혁신신약 제품화에 나선다. 새롭게 진출하는 세포∙유전자 치료 영역은 한미 강점을 더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평가했다. 또 이미 자체 mRNA 플랫폼을 확보해 항암백신 상용화 가능성을 높일 예정이다. R&D 역량 강화를 통해 한미약품은 10여년 후 40개에 달하는 혁신 신약 파이프라인을 확보할 계획이다. 현재 비만,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 등 대사질환, 항암, 희귀질환 분야에서 20여개를 가동되고 있다. 올해부터 2032년까지는 신기술을 확립해 개발 단계로 끌어올리는 집중 육성 기간으로 설정했다. 제넨텍, MSD, 앱토즈 등 파트너사를 통한 개발은 물론, 매년 추가적인 라이선스 아웃을 추진하면서 전문 연구인력 30% 이상 증원과 신기술 투자에 집중한다. 한미사이언스는 현재 개발 중인 NASH 치료제가 미국에서 상용화되는 2030년 이후에는 미국에서만 매년 1조원대 이상의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했다. 연매출 1500억원 규모의 제이브이엠(약국 자동화 시스템 기업)은 2030년경 5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형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AI와 빅데이터 등 디지털 분야도 키운다. 한미사이언스는 헬스케어 시장 전반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역량 있는 국내외 기업에 대한 인수합병(M&A)도 검토할 계획이다. 한미사이언스 관계자는 "1973년 창립 후 50년을 맞은 한미그룹은 향후 100년을 이어갈 미래 비즈니스를 준비하고 있다"며 "혁신경영의 토대는 R&D 경영이다. 혁신 신약 개발 뿐 아니라 헬스케어 시장을 선도할 다양한 영역에서 한미의 R&D 정신을 공고히 하겠다"고 말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2023-07-07 15:12:28소아비만은 전 세계적으로 소아에게 가장 흔한 영양 장애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소아청소년기 비만은 신체활동량에 비해 섭취량이 많아서 지방이 축적되면서 체중이 증가해 발생하는 △단순비만과 키 성장이 더디면서 비만한 △병적 비만으로 나뉜다. 비만은 소아청소년 성장도표를 기준으로 진단하는데, 체중(㎏)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체질량지수(BMI)가 또래의 95백분위수 이상(상위 5% 이내)이면 비만으로 정의한다. 11일 의료진들은 소아비만은 각종 소아 성인병과 대사질환, 성조숙증의 원인이 될 수 있어 어려서부터 식습관을 포함한 생활습관과 체중 관리에 신경을 쓰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소아비만 환자, 코로나 이후 급증 용인세브란스병원과 강남세브란스병원이 코로나19 유행 기간 국내 소아청소년의 복부비만과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 유병률을 조사한 결과 국내 소아청소년의 비만 및 관련 만성질환 유병률이 코로나19 이후 악화되고 있음을 확인했다. 그 원인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및 활동량 감소, 식습관 변화와 같은 생활습관의 변화가 지목됐다. 소아·청소년 비만환자의 경우 사회경제적 여건이 좋지 않은 경우에 더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는 최근 10년 동안 식생활과 생활습관 변화 등으로 비만 환자가 급격히 증가했는데,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소아?청소년 비만율은 지난 10년간 10% 전후로 유지되다가 코로나 이후 15% 이상으로 급증했으며, 복부비만 유병률 또한 10년간 1.8배, 고혈당과 지질이상 등의 관련 대사지표 이상도 증가하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지난 2017년부터 2021년까지 비만 진료현황을 분석한 결과 비만으로 병원 진료를 받은 소아?청소년의 경우 2017년 2241명에서 2021년 7559명으로 증가해 17년 대비 2.3배의 증가 추세를 보였다. ■통통하면 키로 간다? 다 옛말 '통통한 아이가 키 큰다'는 속설을 한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이영아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아이가 비만하면 현재는 키가 크지만 사춘기가 빨라서 성장판이 일찍 닫힐 수 있으므로 성인키가 평균보다 작아지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오히려 소아청소년기 비만하면 성장기 동안 지방세포의 크기와 개수가 함께 증가하므로 성인기 비만으로 이어지면 대사 합병증이 발생할 위험이 증가한다고 경고했다. 또 성인기에 노력해서 지방세포의 크기는 감소해도 지방세포 개수를 줄일 수는 없으므로 비만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게 이 교수의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소아청소년의 비만 관리를 하다보면 조금 통통해도 나중에 다 키로 간다며 아이에게 슬그머니 간식을 쥐어주는 어른들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과거에는 전반적으로 영양이 부족했기 때문에 일리가 있지만 이제는 워낙 영양이 좋아져서다. 소아 비만이 무서운 이유는 사춘기 이전까지 해결하지 않으면 이후 지방세포의 변화에 의해 자연스레 성인 비만으로 이어져 각종 성인병으로 연결된다는 점이다. 학업이 힘들고 예전보다 운동량이 현격히 감소한 요즘은 한번 시작된 비만이 계속 이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소아비만 방치하면 대사질환, 성조숙증 발생 서정환 세브란스 어린이병원 소아내분비과 교수는 "소아비만이 성인병을 포함한 각종 합병증 위험을 높인다"며 "소아비만이 성인 비만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 연결고리를 끊지 못하면 성인이 되기 전부터 당뇨병, 지방간, 고혈압, 고지혈증, 심혈관질환과 같은 대사질환을 겪을 수 있다. 또 성장과 발달에 장애를 일으키고, 심리·정서적 측면에서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홍용희 순천향대부천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소아·청소년 비만은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지방간, 고혈압, 동맥경화, 심근경색, 뇌출혈 등의 성인병이 조기에 나타날 수 있어 적극적인 관리 및 치료가 필요하다"며 "집중적인 식사치료, 운동치료와 행동치료를 시행해도 지속적인 체중증가와 비만 동반 질환이 조절되지 않을 때 전문의에 의한 약물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영아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비만으로 지방간, 위식도역류, 월경불순, 코골이 등이 동반될 수 있고, 알러지 질환 관련성이 보고돼 있다"며 "드물지만 대퇴골골단분리증, 수면무호흡증 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심리적으로 위축돼 자존감 저하, 우울 등이 동반될 수 있고, 심리적인 어려움이 있으면 음식섭취가 심리정서적인 측면과 연관돼 있어 비만이 악화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소아비만, 어떻게 치료해야 할까 소아비만은 유전적 요인, 에너지 섭취와 소비 불균형, 운동 부족, 호르몬 및 대사 이상 등의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다. 이 가운데 특히 생활 수준 향상에 따른 고칼로리·고지방 음식 중심 식습관과 상대적으로 부족한 운동 습관이 주원인으로 꼽힌다. 소아비만 관리의 목표는 올바른 체중조절과 함께 성장과 발달을 건강하게 유도함에 있다. 소아청소년기는 성장이 왕성하게 일어나는 시기로, 소아 체중 관리는 어른의 방식과 다르다. 심하지 않은 비만 아동은 현재의 체중을 유지하기만 하더라도 비만이 호전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합병증이 동반돼 있거나 심한 비만일 경우에는 체중 감량이 필요하나 체중 5~10%를 단계적으로 감량하는 것이 좋다. 서정환 교수는 "성공적인 소아비만 치료를 위해서는 비만의 위험성을 빨리 인식하고 건강한 습관을 형성하며 각 개인의 문제점에 따른 맞춤식 치료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서 교수에 따르면 소아비만 치료엔 식사요법, 운동요법, 행동요법이 단독 혹은 결합 된 방식으로 사용된다. 식사요법은 영양 균형이 잡힌 건강에 좋은 음식을 올바른 방법으로 섭취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섭취 칼로리양을 줄이고, 좋은 식습관을 만들어가는 것을 의미한다. 전문가들은 지방이나 당분 섭취는 줄이고, 과일이나 채소, 곡류 섭취는 늘릴 것을 권하나, 비만 아동마다 문제 되는 식습관이나 필요 칼로리양이 다를 수 있기에 영양 상담을 통해 문제점을 해결해야 한다. 운동요법은 에너지 소비 측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소아 청소년 근골격계 발달과 심리적 요인, 심뇌혈관질환 위험요인의 개선이라는 면에서도 중요하다. 어린아이들은 규격화된 운동(에어로빅, 러닝머신, 실내 자전거 등)에 쉽게 싫증 내는 경향을 보이므로 놀이나 일상생활에서 활동을 늘리는 것이 효과적이다. 가장 쉬운 방법은 가만히 있는 시간을 줄이는 것이다. 학교에 갈 때 차를 타지 않고 걸어간다거나,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 이용, 친구와 운동 경기를 하거나, 최소한 하루에 30분 이상 가족끼리 운동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소아비만은 가족 생활습관과 행동 양식에도 큰 영향을 받는다. 부모 중 한쪽이 비만이라면 자녀 비만 가능성은 40%를 보인다. 하지만 부모 모두 비만이라면 가능성은 80%까지 급격하게 올라간다. 특히 어머니가 비만이라면 비만 위험성이 2.5배 이상 증가한다는 연구결과는 눈여겨봐야 한다. 소아비만을 줄이기 위해 가족 전체 행동 양식을 바꿔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영아 교수는 "아이의 비만을 예방하거나 비만에서 벗어나고자 한다면 엄마와 아빠, 모든 가족이 동참해 올바른 생활습관을 함께 지키면서 아이를 지지하고 격려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3-05-11 18:04:07[파이낸셜뉴스] 소아비만은 전 세계적으로 소아에게 가장 흔한 영양 장애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소아청소년기 비만은 신체활동량에 비해 섭취량이 많아서 지방이 축적되면서 체중이 증가해 발생하는 △단순비만과 키 성장이 더디면서 비만한 △병적 비만으로 나뉜다. 비만은 소아청소년 성장도표를 기준으로 진단하는데, 체중(㎏)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체질량지수(BMI)가 또래의 95백분위수 이상(상위 5% 이내)이면 비만으로 정의한다. 11일 의료진들은 소아비만은 각종 소아 성인병과 대사질환, 성조숙증의 원인이 될 수 있어 어려서부터 식습관을 포함한 생활습관과 체중 관리에 신경을 쓰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소아비만 환자, 코로나 이후 급증 용인세브란스병원과 강남세브란스병원이 코로나19 유행 기간 국내 소아청소년의 복부비만과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 유병률을 조사한 결과 국내 소아청소년의 비만 및 관련 만성질환 유병률이 코로나19 이후 악화되고 있음을 확인했다. 그 원인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및 활동량 감소, 식습관 변화와 같은 생활습관의 변화가 지목됐다. 소아∙청소년 비만환자의 경우 사회경제적 여건이 좋지 않은 경우에 더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는 최근 10년 동안 식생활과 생활습관 변화 등으로 비만 환자가 급격히 증가했는데,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소아∙청소년 비만율은 지난 10년간 10% 전후로 유지되다가 코로나 이후 15% 이상으로 급증했으며, 복부비만 유병률 또한 10년간 1.8배, 고혈당과 지질이상 등의 관련 대사지표 이상도 증가하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지난 2017년부터 2021년까지 비만 진료현황을 분석한 결과 비만으로 병원 진료를 받은 소아∙청소년의 경우 2017년 2241명에서 2021년 7559명으로 증가해 17년 대비 2.3배의 증가 추세를 보였다. ■통통하면 키로 간다? 다 옛말 ‘통통한 아이가 키 큰다’는 속설을 한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이영아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아이가 비만하면 현재는 키가 크지만 사춘기가 빨라서 성장판이 일찍 닫힐 수 있으므로 성인키가 평균보다 작아지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오히려 소아청소년기 비만하면 성장기 동안 지방세포의 크기와 개수가 함께 증가하므로 성인기 비만으로 이어지면 대사 합병증이 발생할 위험이 증가한다고 경고했다. 또 성인기에 노력해서 지방세포의 크기는 감소해도 지방세포 개수를 줄일 수는 없으므로 비만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게 이 교수의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소아청소년의 비만 관리를 하다보면 조금 통통해도 나중에 다 키로 간다며 아이에게 슬그머니 간식을 쥐어주는 어른들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과거에는 전반적으로 영양이 부족했기 때문에 일리가 있지만 이제는 워낙 영양이 좋아져서다. 소아 비만이 무서운 이유는 사춘기 이전까지 해결하지 않으면 이후 지방세포의 변화에 의해 자연스레 성인 비만으로 이어져 각종 성인병으로 연결된다는 점이다. 학업이 힘들고 예전보다 운동량이 현격히 감소한 요즘은 한번 시작된 비만이 계속 이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소아비만 방치하면 대사질환, 성조숙증 발생 서정환 세브란스 어린이병원 소아내분비과 교수는 "소아비만이 성인병을 포함한 각종 합병증 위험을 높인다"며 "소아비만이 성인 비만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 연결고리를 끊지 못하면 성인이 되기 전부터 당뇨병, 지방간, 고혈압, 고지혈증, 심혈관질환과 같은 대사질환을 겪을 수 있다. 또 성장과 발달에 장애를 일으키고, 심리·정서적 측면에서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홍용희 순천향대부천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소아∙청소년 비만은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지방간, 고혈압, 동맥경화, 심근경색, 뇌출혈 등의 성인병이 조기에 나타날 수 있어 적극적인 관리 및 치료가 필요하다”며 “집중적인 식사치료, 운동치료와 행동치료를 시행해도 지속적인 체중증가와 비만 동반 질환이 조절되지 않을 때 전문의에 의한 약물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영아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비만으로 지방간, 위식도역류, 월경불순, 코골이 등이 동반될 수 있고, 알러지 질환 관련성이 보고돼 있다"며 "드물지만 대퇴골골단분리증, 수면무호흡증 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심리적으로 위축돼 자존감 저하, 우울 등이 동반될 수 있고, 심리적인 어려움이 있으면 음식섭취가 심리정서적인 측면과 연관돼 있어 비만이 악화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소아비만, 어떻게 치료해야 할까 소아비만은 유전적 요인, 에너지 섭취와 소비 불균형, 운동 부족, 호르몬 및 대사 이상 등의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다. 이 가운데 특히 생활 수준 향상에 따른 고칼로리·고지방 음식 중심 식습관과 상대적으로 부족한 운동 습관이 주원인으로 꼽힌다. 소아비만 관리의 목표는 올바른 체중조절과 함께 성장과 발달을 건강하게 유도함에 있다. 소아청소년기는 성장이 왕성하게 일어나는 시기로, 소아 체중 관리는 어른의 방식과 다르다. 심하지 않은 비만 아동은 현재의 체중을 유지하기만 하더라도 비만이 호전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합병증이 동반돼 있거나 심한 비만일 경우에는 체중 감량이 필요하나 체중 5~10%를 단계적으로 감량하는 것이 좋다. 서정환 교수는 "성공적인 소아비만 치료를 위해서는 비만의 위험성을 빨리 인식하고 건강한 습관을 형성하며 각 개인의 문제점에 따른 맞춤식 치료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서 교수에 따르면 소아비만 치료엔 식사요법, 운동요법, 행동요법이 단독 혹은 결합 된 방식으로 사용된다. 식사요법은 영양 균형이 잡힌 건강에 좋은 음식을 올바른 방법으로 섭취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섭취 칼로리양을 줄이고, 좋은 식습관을 만들어가는 것을 의미한다. 전문가들은 지방이나 당분 섭취는 줄이고, 과일이나 채소, 곡류 섭취는 늘릴 것을 권하나, 비만 아동마다 문제 되는 식습관이나 필요 칼로리양이 다를 수 있기에 영양 상담을 통해 문제점을 해결해야 한다. 운동요법은 에너지 소비 측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소아 청소년 근골격계 발달과 심리적 요인, 심뇌혈관질환 위험요인의 개선이라는 면에서도 중요하다. 어린아이들은 규격화된 운동(에어로빅, 러닝머신, 실내 자전거 등)에 쉽게 싫증 내는 경향을 보이므로 놀이나 일상생활에서 활동을 늘리는 것이 효과적이다. 가장 쉬운 방법은 가만히 있는 시간을 줄이는 것이다. 학교에 갈 때 차를 타지 않고 걸어간다거나,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 이용, 친구와 운동 경기를 하거나, 최소한 하루에 30분 이상 가족끼리 운동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또 고칼로리·고지방 음식과 외식을 줄이고, 채소·과일 섭취는 늘리며, 일정한 시간에 식사하되 급하게 먹지 말아야 한다. 이외에도 TV 시청과 컴퓨터 사용을 하루 1~2시간 이내로 제한하는 행동요법을 꾸준하게 시행해야 한다. 소아비만은 가족 생활습관과 행동 양식에도 큰 영향을 받는다. 부모 중 한쪽이 비만이라면 자녀 비만 가능성은 40%를 보인다. 하지만 부모 모두 비만이라면 가능성은 80%까지 급격하게 올라간다. 특히 어머니가 비만이라면 비만 위험성이 2.5배 이상 증가한다는 연구결과는 눈여겨봐야 한다. 소아비만을 줄이기 위해 가족 전체 행동 양식을 바꿔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영아 교수는 "아이의 비만을 예방하거나 비만에서 벗어나고자 한다면 엄마와 아빠, 모든 가족이 동참해 올바른 생활습관을 함께 지키면서 아이를 지지하고 격려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3-05-09 18:21:27제2형 당뇨병 발병을 부추기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폐경 전 젊은 여성에게서 가장 위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의료계에 따르면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하루에 40g(4잔) 이하의 음주를 하는 사람에게 생기는 지방간을 의미한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과체중, 비만(복부 비만), 당뇨병, 고지혈증 등 위험 요인과 관련이 있다.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이 제2형 당뇨병의 주요 위험인자라는 것은 기존 연구를 통해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성별과 폐경 여부에 따라서 어떠한 차이를 보이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보고된 바는 아직까지 없었다. 성균관의대 강북삼성병원 데이터관리센터 연구팀은 지난 2011년부터 2018년 사이에 건강검진을 받은 비당뇨 성인 24만5054명을 성별 및 폐경 여부에 따라 남성(13만286명), 폐경 전 여성 (10만9810명), 폐경 후 여성(4958명)의 세 그룹으로 나눴다. 이어 이들의 비알코올성 지방간 유무에 따른 비교분석 및 5.3년간의 추적 관찰을 시행했다. 그 결과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이 있는 경우 건강한 그룹과 비교했을 때 당뇨병 발생 위험이 폐경 전 여성에서 4.6배, 폐경 후 여성에서 2.7배, 남성에서 2.2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폐경 전 여성 그룹에서 당뇨병의 상대위험도가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을 확인했다. 이 결과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의 중증도가 높을수록 더욱 두드러졌다. 류승호 강북삼성병원 데이터관리센터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이 당뇨병의 중요한 예측인자임을 다시 한 번 확인했을 뿐 아니라,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의 상대적인 영향이 성별과 폐경 여부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인다는 것을 밝혀냈다"며 "효과적인 당뇨병 예방 및 관리를 위해서 비알코올성 지방간 유무에 따른 성별 간 차등영향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장유수 데이터관리센터 교수는 "최근 서구적 식습관 및 신체활동 감소 등의 영향으로 젊은 성인에서 비알코올성 지방간 유병률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기존 저위험군으로 분류됐던 젊은 여성들 역시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있을 경우 당뇨병 발생에 대해 안심할 수 없다"며 "젊은 여성들 역시 비알코올성 지방간을 비롯한 대사질환의 조기예방을 위해 생활습관 관리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미국간학회(AASLD)저널 (Hepatology, IF=17.298)에 게재됐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2023-02-09 18:12:29